임신 일지

[임신 8주] 아산병원 전원 (정진훈 선생님 첫 진료)

아삭이복숭 2023. 12. 12. 10:24


7주 차에 난임병원에서 심장소리 초음파를 듣고,
아산병원으로 전원하였다.

아산병원으로 전원하려 한다 하니,
이우식 선생님께서 정진훈 선생님을 추천해 주셨다.

전원 서류를 받은 날, 전화하니
일주일 뒤 예약이 가능하여 8주 차에 아산병원을 찾았다.



아산병원에서는 원혜성 교수님에 대한 후기가 많고
정진훈 교수님에 대해서는 잘하신다는 평도 있었지만
무뚝뚝하거나 상처받았다는 이야기도 종종 있었다.

나는 임신 준비 전 3년간 자궁내막증으로 진료받은
삼성의료원에서 무뚝뚝한 것으로 유명한 담당 교수님을 만나며, 턱없이 부족한 설명과 알 수 없는 불쾌한 느낌에 진료를 가는 일이 늘상 유쾌하지 않았다.

이우식 선생님도 말을 많이 하시는 편은 아니지만
선생님이 지니신 따뜻함에 상처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정진훈 교수님은 과연 어떤 분일까.
예약을 해 두고도 한참을 고민했다.

삼성의료원의 모 교수님 같은 분이라면
기쁘고 행복해야 할 임신 기간 동안 감사한 마음으로 진료를 잘 다닐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러다 이우식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분이신 만큼,
설령 겉으론 무뚝뚝해 보여도 좋으신 분이시리라.
상처받지 않을 마음가짐을 단단히 먹고 병원을 향했다.







진료 당일.
아산병원은 처음이어서 병원 안이 매우 낯설었다.
수많은 환자와 수많은 표지판.

그래도 산부인과가 1층에 있어 찾기 어렵진 않았다.
간호사와 사전상담, 체중과 혈압 측정 후, 산부인과 내에 있는 초음파실에서 별도로 초음파를 먼저 보았다.

산부인과 내부가 초음파실, 태아치료센터, 상담실 등이 한 공간에 있어 매우 복잡했지만,
안내 설명서가 세심하게 잘 되어있고, 벽과 바닥에
길안내와 표지판이 군데군데 나와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아산병원의 안내문


여기까지의 과정은 생각보다 대기가 길지 않았다.
초음파를 마친 뒤 진료실 앞 대기의자에 기다렸다.
나보다 훨씬 배가 부른 산모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학병원의 진료를 임신 초기부터
오는 산모는 많지 않은 것 같았다.ㅎㅎ




3-40여분을 기다렸을까.
드디어 정진훈 선생님을 뵀다.

선생님은 생각보다 많은 말을 해주셨다.ㅎㅎ
(무뚝뚝 하시다기에 말수가 적으신 줄 알았다.)

지금 결정할 일은 아니지만
자궁내막증으로 유착이 있을 테니 피를 많이 흘리는 제왕절개보다 자연분만이 더 좋다고 하셨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면 이곳에서 분만하는 게 협진이 가능하니 좋을 거라고 하셨다.

자궁 상태는 괜찮다고 하셔서 안도했다.
자궁선근증에 대해 이전 병원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냐고 물으셨는데, 자궁내막이 조금 두껍다는 이야기 말고는
별다른 설명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 교수님이 원래 설명을 잘 안 하신다고 하셔서ㅎㅎ
3년간 느낀 답답함이 뚫리는 것 같았다.

차병원 이우식 선생님께 진료받았고.. 라며 읇조리시길래

(이우식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셔서 왔어요..!)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첫 대면의 낯가림에 목구멍에서 말이 삼켜졌다.

이런저런 기본적인 이야기들을
꽤나 세심히 해주시고 진료를 마쳤다.

아! 역시 이우식 선생님을 믿은 덕분에 잘 찾아왔구나.

출산 때까지 몇 번 뵙지 않겠지만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안도가 들었다.


귀한 휴가를 내고 함께 진료실에 들어온 남편도
선생님이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친절하셔서 놀랐다고
했다 :)


다음 진료는 12주 차에 정밀 초음파가 예약되었다.
정밀초음파 가능 날짜가 한정적이라 날짜를 고정해서 말씀해 주셨다. 근무를 하고 있었다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해서 머리가 복잡했을 텐데
일을 쉬고 있어서 부담이 없었다.

다시 한번 현재의 지금에 감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