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Oiljang
한동안 둘이서 오붓하게 외출하는
크리스마스가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에,
크리스마스 2주 전에 급히 식당을 알아보았다.
인기 있는 레스토랑은 24일 저녁 예약이 마감된지 오래.
일단 이브는 포기하고 23일 저녁을 예약해 두었는데
혹시나 하며 캐치테이블 빈 자리 알림을 신청했던 곳 중
한 곳을 겨우 예약할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에는 평소와 달리
고정메뉴로 코스 요리를 준비하는 식당들이 많은데,
작년 크리스마스 때 평소 만족스러웠던 한 식당에서
평소보다 비싼 메뉴로 크리스마스 코스를 진행하기에
믿고 예약했다가 매우 실망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코스로 준비되는 식당은 일부러 피했다.
(메뉴에 선택권이 없고 미리 조리해 놓고 서빙하는 방식이 싫었다.)
그리하여 가게된 성수 ‘오일장’
생긴지 오래되지 않은 와인바로
후기는 대체로 좋았는데 호불호가 갈리는 평도 있었다.
그래도 서울숲에서 위치 접근성도 좋고
호기심 가는 메뉴들이 있어 궁금증을 가지고 방문했다.
좌석 규모는 바 8석, 테이블 12석으로 아담하지만,
이날은 주방에 요리하는 사람(서빙 포함) 4명이나 됬다.
우선 와인리스트가 궁금했다.
블로그에서 보았던 바로 와인 시작가가
날이갈수록 점점 올라가는 것 같았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블로그에서 보았던 가격(6-7만원)보다 더 올라 8만원대부터 시작했다.
우리가 선택한 와인은 꼬또 데 이마스 2016
3만원 대에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와인이며,
판매가는 8만원대였다.
아쉽게도 논알콜 메뉴가 존재하지 않아서, 나는 물 밖에 마실 수 있는 게 없었다.
기존에 23일로 예약했다거 취소한 식당은 논알콜 메뉴도 존재했는데, 바틀을 시켜서 남기더라도 나도 마실 수 있는 음료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젊은 요리사들이 차린 와인바여서 그런지 알콜 섭취가 어려운 대상에 대한 고려는 부족해 보였다.
술을 마실 수 없는 나는 와인보다 메뉴에 집중해
다양한 메뉴를 주문했다.
첫 번째 메뉴는 참나물 방어 세비체
가장 맛있게 먹은 메뉴로,
방어가 신선하고 좋은 부위를 사용한 것 같았다.
새콤함과 참기름의 고소함이 어우러졌다.
퀴노아를 튀긴(?)게 함께 해서 방어에게 부족한 쫀득한 식감을 보완하는 듯 했다.
두 번째 메뉴는 홍새우 유자 뵈르블랑
다소 낯설은 이름이었는데,
뵈르 블랑은 화이트와인, 양파, 식초 등을 넣어 졸이고 버터를 가미한 소스라고 한다.
우선 홍새우의 식감이 굉장히 물컹했는 데,
거기에 소스가 약간의 느끼함을 가지고 있엇다.
나쁘진 않았지만 먹고 나서 약간 물리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화이트 와인을 한잔 씩 마셔줘야 딱 어울릴 것 같았는데...
난 와인을 마실 수 없고,
남편은 혼자서 바틀을 다 못마시고 남길 걸 고려해 화이트가 아닌 레드와인을 고르는 바람에 조화가 잘 맞지 않았다.
세번 째 메뉴는 얼룩 돼지 안심 푸아그라 크림
아무래도 이날 메뉴를 잘 못 고른 것 같다.
앞선 홍새우 유자크림이 다소 느끼하게 느껴졌는데,
이후 남편이 고른 메뉴는 프아그라 크림.....
안심은 매우 부드러웠고, 감자 퓨레의 맛이 오묘하게 새로웠다. 하지만 문제는 이 메뉴 또한 살짝 느끼하게 느껴졌다.
이 느끼함을 잡으려면.. 와인을 마시거나
장아찌 국수 같은 상큼한 메뉴를 먹었어야 했는데..
마지막 후식으로 막걸리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왔다.
꿀에 졸인 피칸 강정과 뭐였는지 잊어버린
저 노란 알갱이들은 아이스크림과 잘 어울리게 달콤했다.
오랜만에 밤 나들이.
비록 와인은 마시지 못했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충분히 즐거웠다.
다만, 이 메뉴들을 먹고 우리 부부는
다소 묘하게 속이 느끼해서
(오일과 장류 요리를 한다는 오일장 이라는 이름 답게.. 모든 메뉴가 오일리해서 그런런가? 아님 남편은 혼자 마시다보니 흥이 떨어져 평소보다 적게 마시고, 나눈 와인을 못 마셔서 그런가)
집에 와서 백만년 만에 컵라면을 먹었다는 후문이...
[임신 12주] 아산병원 정밀 초음파 (1차 기형아 검사) feat. 니프티, 국민행복 바우처 (1) | 2024.02.07 |
---|---|
맘스홀릭 베이비페어 토요일 후기 (주차, 득템) (0) | 2024.01.13 |
[출산 준비 도서] '작은 변화에도 걱정이 많아지는 예비 엄마들에게' (전종관 교수님) (0) | 2024.01.04 |
[임신 11주] 태아보험 가입 (출생 전 44,000원) (1) | 2023.12.30 |
[임신 11주] 콘래드 서울 호캉스 (제스트 조식 팁, 아쉬운 점) (1) | 2023.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