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진 5일 배양 배아는 2개.
혹시 이식했다가 실패하고 쉬면 금세 내년이 될 텐 데,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난소기능이 더 떨어지기 전에
건강한 배아를 더 모아놓고 싶었다.
(그리고 첫째도 없지만 둘째도 갖고 싶다!)
그래서 이식을 미루고 5번째 과배란을 계획했는데,
물혹으로 시작하지 못하고 쉰 9월.
그리고 그다음 달에 병원을 가야 했지만,
이때는 시험관으로 미뤄둔 휴가를 계획한 달이었다.
시간이 금인 나는 극난저,
5일 배양 배아도 3번의 시도 끝에 겨우 처음으로 얻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신혼부부 였다.
시험관을 위해 휴가일정을 취소하고
우울해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결국 두 달 연속 시험관을 쉬었다.
(채취를 하고 나면 들쑥날쑥해지는 생리 일정에 애초에 10월은 한텀 쉬기로 과감히 마음먹었기에,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이 한 달이 아니라 두달 푹 쉬고 시작하자 싶었다.)
11월에 한 번 더 채취하고,
12월,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 이식해 보자! 하며
2달이나 쉬었으니 11월은 다시 열심히 해보고자
배란테스트기로 배란일을 체크한 뒤,
생리예정일을 계산하여(배란일 +14일) 이우식 선생님 진료를 예약했다.
(연속해서 과배란을 할 때는 어려웠던 일)
그렇게 예약 진료를 일주일 앞둔 어느 날,
내게 이상한 촉이라는 게 내게 왔던 걸까
임신한 친구가 선물해 준 얼리테스트기가 화장실 한 구석에 모셔져 있었는 데,
혹시나 싶어 생전 처음으로 얼리테스트기를 해봤다.
그리고...
눈앞의 광경이 당황스러웠다.
자기 전 샤워하며, 설마 하는 마음으로
무심코 해본 테스트기
처음 보는 두 줄에 당황하여
어버버 하다 남편을 불렀다.
놀란 것은 남편도 마찬가지.
우리 부부는 결혼 3개월 만에
시험관을 시작했다.
시험관 시작 직전까지 자궁내막증으로 야즈를 복용해 왔기에 제대로 된 자연임신 시도를 해보기도 전에
시험관을 시작했었다.
(첫 진단 병원에서 하루빨리 시험관을 시작해야 한다기에, 겁을 많이 먹었었다. 그리고 야즈를 오랫동안 휴약하는 것이 겁이 났다. 그래서 휴약 하자마자 곧바로 시험관을 시작했다.)
그렇다고 자연임신 시도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물혹으로 시험관이 취소되거나,
일정상 시험관을 쉬어가는 달에는 잊지않고 자연임신도 시도해왔다.
하지만 늘 역시나가 역시나였고,
간혹 시험관 중 자연임신이 되는 경우는
나 같은 극난저가 아닌, 아무 문제가 없는,
원인 불명의 난임인 경우나 가능하다고 여겼었다.
그런데 두 줄이라니,
저기 저 멀리 차병원에 얼려있는 배아를 이식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사실상 이식 전 마지막 휴가라고 휴가기간 동안 열심히 먹고 (술도) 마시며 놀았는데..
반가움과 기쁨보다는
계획되지 않은 전개(극J)가 당혹스러워 현실을 금방 받아들이지 못했다.
테스트기를 남편에게 보여주고 휴지통에 버려버렸다.
그리고 그다음 날도,
그리고 예정된 생리 시작일에도,
희미한 두 줄이 여전히 나를 마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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