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시작된 입덧
임신이 확인되고,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다.
빠르면 4주부터 입덧이 시작된다고 하는 데,
조금 피곤해진 것 빼고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다.
분명 자궁선근증으로 남들보다 착상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는데,
설마 그럼 자궁외임신인 걸까 싶었다.
자꾸만 존재를 의심하는 나에게 뱃속에 자리 잡은 씨앗이
본인을 드러내려 한 걸까.
첫 초음파를 보러 가기 하루 전부터
공복의 미묘한 울렁거림이 느껴지더니
6주부터 본격적인 입덧이 시작되었다.
공복에는 메슥거리고,
무얼 먹기만 소화가 되지 않아 내내 트림이 나오고,
속이 거북하여 불편하여 입맛이 도통 없었다.
평소 빵을 사랑하는 빵순이인데,
시험관하며 빵을 줄이고 참는 것이 나름의 과제였는데,
이건 뭐.. 눈앞에 갖다 줘도 먹고 싶지 않았다.
빵이 내키지 않는 놀라운 경험
친구를 만나서 외식을 하면 그나마 나았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미식거림을 잊고
생각 없이 음식을 먹게 되었다.
생강차가 입덧에 좋다길래, 오아시스에서 레몬가루를
구입하여 레몬생강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
6주차.. 산후조리원... 태아보험..?
이 시기에 무엇을 준비하나 찾아보았더니
산후조리원과 태아보험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겨우 아기집만 보았을 뿐
앞일이 어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해 겁이 났다.
예약 후 취소도 가능하다지만
산후조리원 상담을 다닐 마음이 준비되지 못했다.
다음 7주 차 진료에 심장 소리를 듣게 되면
상담하고자, 우선 후보군만 몇 가지 추려두었다.
그 와중에 주변에서 좋지 않은 소식들도 들려왔다.
함께 시험관을 하던 지인이
처음으로 PGS 통과 배아를 이식했지만
착상이 되지 않았다는 소식.
인공수정 시술을 한 지인이 착상이 되었지만
7주 차에 심장박동이 느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소식.
주변의 아픈 소식들은 겁쟁이인 나를
더욱 보수적으로 만들었다.
그래 지금 일단은 이 씨앗이 잘 자리 잡았지만,
앞으로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를 수도 있다고,
어떤 일이 펼쳐지더라도 담대하게 응하기 위해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
막연히 나는 건강하리라는 기대와 긍정 속에서
병원에서 처음 난임 소견을 들었을 때의 충격을
아직까지 기억하기에
심장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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